32살, 코카콜라의 곰과 동물원 곰을 구별 할 수 없는 어린 나이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탁히 정신병에 걸린 것 같지도 않은 이 여자. 
부활절 주말에 고기를 못먹어서 돌아버린 것인가? 아니면 20도를 웃도는 베를린에는 어울리지 않는 화창한 날씨에 더위라도 먹는 것인가? 뭐 다른건 그렇다 치고 그녀는 북극곰 우리에 들어간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 될 것인가?

그런데, 그녀. 한발 늦은 것 같다. 이 무모한 일을 벌인이는 그녀 말고도 한 명이 더 있다. 역시 이름이 밝혀 지지 않은 한 남자. 그는 약 4개월 전에 같은 동물원에서 북극곰 우리에 들어갔다가 마침 지나가던 사육사에게 발각 구출되었다.

이 베를린 동물원 북극곰은 "곰돌이 푸" 처럼 꿀단지라고 숨겨 놓은 것인가? 아니, 설마 꿀단지를 숨겨 놓았다고 치더라손, 슈퍼에가서 사먹을면 될 일을, 왜 목숨을 걸고, 철창을 넘어, 해저를 지나 북극곰 우리에 들어가려고 한 것일까?

헐리우드 스타 못지 않아. 베를린 동물원 아기 북극곰 크눗 (Knut)

베를린 사람들의 만들어 내는 이 어처구니 없는 해외토픽 뉴스를 이해하자면 우선, 약 2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아무도 몰랐지만, 베를린 동물원에서는 30년 만에 자연 분만으로 북극곰 3마리가 태어났다. 그런데 그 어미가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갓 태어난 간난 아기 곰을 자기 품에서 밀쳐 버린 것도 모자라,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사육사가 발견해, 어떻게든 돌려 보려고 애를 섰지만, 어미곰은 냉정했다. 이 버려진 새끼 곰 한마리를 사육사가 인큐베이터에 넣고, 또 우유를 타 먹이며 돌보기 시작했지만, 다른 곰들 보다 발육상태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곧 실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매스컴을 탄 이 곰에게 동정의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고, 크눗과 사육사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사육사와 크눗의 일상생활이 공개 되고, 수백명의 관관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동물원 측은 크눗의 안락사 의사를 포기 했다. 그 당시 크눗의 독일내, 특히, 베를린내의 인기는 축구 열기를 무색케 했다. 촬영차 베를린에 살았던 톰 크루즈나, 수리 보다 더 많은 취재진을 불러 모았던게 크눗이었다. 관광객 감소로 재정적자에 허덕이던 동물원은 단숨에 크눗 인형, 크눗 주제곡, 크눗 엽서 판매등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영화 이야기가 오갔을 정도로 크눗은 스타였다. 진정 신드롬이었다.

글쎄.. 코카콜라 그 북극곰 보다는 더 줘야 하지 않겠어?



그러던 어느날,

사육사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누군가 집에 침입한 흔적은 있지만, 외상은 없었다. 경찰은 그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결론 지었고, 그의 외아들은 그의 유품을 옥션 사이트 Ebey(이베이)에 모두 팔아 치웠다. 그가 크눗를 돌볼 때 사용했던 담요 등이 높은 가격에 팔려 나갔다. 그 동안에도 크눗은 지속적으로 다른 북극곰에게 적응하는 훈련을 받아 왔다고 한다.

이 유명한 북극곰을 내가 보러 갔을 때, 그는 이미 헐리우드를 달구던 귀여운 아기곰 크눗이 아니었다. 퉁퉁하고, 털에 뭔가를 잔뜩 묻힌, 평범한 북극곰이었다. 강아지 갔던 그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고, 300kg 에 육박한다는 북극곰 한마리가 바위에 우두커니 걸터 앉아 있었다. 바로 옆에 크눗의 특별 샵이라며 차려져 있는 엽서나, 싸구려 볼펜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 곰이 크눗인지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북극곰 우리에 갇힌 여성의 구출 장면>


그들은 왜 크눗의 우리에 뛰어 들었을까?

이렇게 최초의 독일 비 이민자 출신 헐리우드 스타가 탄생하지 못한 것이 억울해서 였을까?
작년 12월, 역시 한 남자가 크눗의 우리로 뛰어들었다. 지나가던 사육사가 크눗에게 고기를 던져 다른 곳으로 유인하지 않았다면, 그도 생명의 위협을 받았을 것이다. 그 우리에 왜 뛰어들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외로위서 라고 대답했다. 아버지를 잃은 크눗의 처지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해, 같이 있어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4개월 만에 다른 여성이 크눗의 우리로 뛰어들어, 크눗은 아니지만, 다른 곰들에게 공격을 당해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그녀가 왜 그랬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녀의 또한 외로웠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 코카콜라의 북극곰, 그리고 크눗을 동물원의 북극곰과 구별하지 못할 만큼 그들은 쇠뇌당한 것일까? 미국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북극곰 우리에 아이들이 넘어 들어와 곰의 공격에 죽음을 맞이한 사건이 수시로 발생했다. 조사해본 결과 아동학자는 저 소득층의 아이일 수록 곰이 위험하다는 교육을 받는 대신, 동물의 의인화가 활발한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많아져 이렇게 곰을 친근하게 느끼고 담장을 넘어올 확율이 훨씬 높아진 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부모에게 버림받고, 아직도 북극곰과는 다른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으며, 그나마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던 사람 마저 심장마비로 죽고 말았다. 귀여워 그나마 관심을 받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다른 곰들과 마찬가지로 퉁퉁해져 털에 뭔가를 묻치고 밥 먹을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이 곰에
자신의 처지를 의인화 해서 비유할 만큼 우리는 TV속에 너무 깊숙히 들어가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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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집앞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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